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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싫어하는 독후활동 유형, 이렇게 해석해야 합니다

by 그림책독후활동 2025. 6. 14.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해보려는 부모는 많습니다. 그러나 막상 활동을 시작하면 아이가 싫어하거나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당황하게 됩니다. 책 읽는 건 좋아했는데, 독후활동만 시작하면 도망가는 아이. 글씨 쓰자고 하면 한숨부터 쉬는 아이. 이런 경험, 혹시 있으셨나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왜 독후활동을 싫어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억지로 시키거나 아예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나 아이가 거부감을 보이는 이유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집중력 부족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이나 흥미, 발달 단계에 따라 그 활동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그 반응 속에 아이의 중요한 특성이 숨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독후활동 유형들을 소개하고, 그 반응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한 싫다는 표현 뒤에 숨은 마음을 이해할 때, 아이와 책을 통한 소통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독후활동 유형, 이렇게 해석해야 합니다

 

 

1.글쓰기 독후감에 거부감을 보이는 아이

 

많은 부모들이 독후활동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 독후감입니다. 하지만 이 활동을 싫어하는 아이는 적지 않습니다. 책은 즐겁게 읽었는데, 막상 읽은 후 내용을 글로 쓰라고 하면 멈칫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아직 글쓰기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가 게으르거나 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언어 표현 능력이 아직 정서적 또는 발달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감각이 예민하거나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틀릴까봐 아예 시작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글 대신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하거나, 짧은 문장으로 말한 것을 부모가 받아 적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말로는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데 글쓰기만 어려워한다면, 이는 표현 욕구가 없는 게 아니라 표현 방식에 부담을 느낀다는 뜻입니다. 글은 천천히 익히면 되지, 당장 잘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줄거리 요약을 힘들어하는 아이

 

책을 다 읽은 뒤 줄거리 요약을 시키면 머뭇거리거나 대충 대답하고 넘어가려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아이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나, 집중하지 않았나 의심하곤 합니다. 하지만 줄거리 요약을 싫어하는 아이들 중에는 이야기 전체의 흐름보다는 세부적인 장면이나 감정에 집중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논리적 구조보다는 감정적 반응이나 특정 캐릭터의 행동에 더 몰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기질은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성향과 연결되며, 이야기의 핵심보다는 인상 깊은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줄거리 요약 대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려보거나, 마음에 들었던 인물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활동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요약은 사고 정리 능력을 기르는 데 유익하긴 하지만, 그것이 독후활동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선 안 됩니다.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감정이입과 공감을 중시하는 아이에게는 감성 중심의 활동이 훨씬 의미 있는 학습이 됩니다.

 

3.정해진 질문에 답하기를 꺼리는 아이

 

인터넷이나 워크북에서 흔히 제공되는 독후활동 자료에는 '주인공이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요', '이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인가요'처럼 정해진 질문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형식적인 질문에 답하기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질문이 지루하거나,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흥미를 잃는 것입니다.

특히 사고가 유연하고 창의적인 아이일수록 정해진 틀 안에서 생각하는 것을 답답해합니다. 교훈을 말하라고 하면 교훈보다는 주인공이 느꼈을 감정에 더 관심이 많고, 행동 이유를 묻기보다는 "내가 주인공이라면 이렇게 했을 거야" 같은 상상 속 이야기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열려 있는 질문이 더 효과적입니다. "너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야기 뒷부분을 새롭게 만들어본다면 어떻게 될까" 같은 질문은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부담 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합니다. 정해진 질문보다 대화형 질문, 토론식 이야기 나눔이 훨씬 자연스럽고 풍부한 표현을 이끌어냅니다.

 

4.만들기나 색칠하기 활동을 피하는 아이

 

그림책 독후활동 중에 만들기나 색칠하기를 포함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미술적인 활동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 흥미를 못 느끼거나, 자신이 표현한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도 우리는 아이가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미술 활동을 싫어하는 이유는 감각적인 민감함, 좌뇌 중심 사고 경향, 혹은 결과물에 대한 완벽주의 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수학적 사고나 언어 논리에 강한 아이들은 추상적이고 자유로운 표현보다는 규칙과 질서를 따르는 활동을 선호합니다.
이럴 때는 미술을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스토리보드 형식으로 사건 순서를 정리하거나, 책 내용을 바탕으로 퀴즈 만들기, 배경 지식 탐구 같은 활동으로 대체해볼 수 있습니다. 독후활동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아이의 흥미와 성향에 따라 활동 방식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아이의 거부감, 성장의 힌트입니다

 

아이들이 독후활동을 싫어한다고 해서 책을 싫어한다고 단정 지어선 안 됩니다. 활동을 거부하는 그 순간은 오히려 아이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어떤 활동에서 멈칫하는지, 어떤 활동은 즐기는지를 통해 아이의 성향, 기질, 강점, 약점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독후활동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모가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활동 뒤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찾아내고, 거기에 맞춰 방향을 바꿔준다면 아이와 책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책 읽기와 독후활동은 지식을 쌓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싫어하는 활동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책은 아이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됩니다.